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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감각을 기르는 열 번의 수업 · 04 / 10

금리가 오르면, 오래된 채권은 왜 싸질까

카페의 대출과 단순한 채권을 통해 금리의 전달 경로, 채권 가격과 수익률의 관계를 이해합니다.

동네 카페 사장이 두 번째 매장을 고민한다. 보증금과 설비에 1억 원을 빌려야 한다. 연 이자율이 3%라면 원금이 1년 내내 그대로라는 단순한 가정에서 이자 비용은 300만 원이다. 6%라면 600만 원이다. 매장과 메뉴는 같은데, 새로 벌어야 할 돈이 300만 원 늘어난다.

금리 뉴스는 이렇게 시작해볼 수 있다. 중앙은행 회의실에서 나온 숫자가 실제로는 누군가의 가게 계약, 주택 대출, 저축 계획에 닿는다. 그 숫자가 움직일 때 모든 사람에게 같은 일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한 나라에 금리가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뉴스에서 말하는 기준금리는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수행하는 데 사용하는 핵심 금리다. 우리가 은행에서 만나는 예금금리나 대출금리는 이것과 연결되어 있지만 똑같은 숫자는 아니다.

은행이 돈을 조달하는 비용, 대출받는 사람의 신용, 빌리는 기간, 담보, 경쟁 상황 등이 더해진다.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내려가도 내 대출금리가 즉시 같은 폭으로 내려간다고 단정할 수 없다. 고정금리 계약이라면 정해진 기간에는 약정 금리가 유지되고, 변동금리도 계약에 따라 조정 시점이 다르다.

일반적으로 금리 상승은 차입 비용을 높이고 저축의 유인을 키워 소비와 투자를 둔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실제 효과에는 시간이 걸리며, 가계와 기업마다 반응도 다르다. 영란은행의 교육 자료도 정책금리가 은행의 대출·저축 금리와 경제 활동에 영향을 주는 관계를 설명한다. 영란은행 금리 문답

정책금리 변화
      ↓
시장금리·대출·예금 조건 변화
      ↓
가계의 소비 / 기업의 투자 판단
      ↓
수요와 물가에 점차 영향

대표적인 전달 경로를 단순화한 그림이다. 효과의 크기와 속도는 일정하지 않으며 다른 경로도 있다.

처음의 카페 사장은 매장 확장을 미룰 수 있다. 반면 이미 필요한 자금을 모아둔 사람은 예금 이자가 늘어날 수도 있다. 같은 금리 변화가 차입자와 저축자에게 다르게 닿는 것이다. 경제 전체를 이해하려면 어느 쪽 이야기만으로 결론 내리지 않아야 한다.

채권은 돈을 빌려주고 받는 약속이다

채권을 산다는 것은 정부나 기업 같은 발행자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이다. 약정에는 보통 얼마를 빌렸는지, 이자를 어떻게 지급하는지, 언제 원금을 갚는지가 담긴다. 이자는 쿠폰, 돌려주기로 한 원금은 액면금액, 약속한 종료 시점은 만기라고 부른다.

모든 채권의 구조가 같은 것은 아니다. 중간 이자가 없는 채권도 있고, 이율이 바뀌는 채권도 있다. 여기서는 이해를 위해 고정된 금액을 지급하는 가장 단순한 채권만 생각하자. 발행자가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신용위험도 실제 채권에는 존재한다. Investor.gov 채권 안내

처음에 빌려준 사람은 돈이 급해지면 만기 전에 채권을 다른 사람에게 팔 수 있다. 그때의 가격은 최초에 빌려준 금액과 달라질 수 있다. 약속된 돈의 크기는 그대로인데, 그 약속을 사려는 사람들이 지불할 가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1년 뒤 받을 103만 원의 오늘 가격

오늘 100만 원을 내면 정확히 1년 뒤 원금과 이자를 합해 103만 원을 받는 채권을 생각해보자. 중간 지급은 없고, 발행자가 전액 갚는다고 가정한다.

이 채권을 검토하는 순간, 위험과 만기가 같은 새 채권이 연 5%의 수익률을 제공한다고 하자. 새 채권에 100만 원을 넣으면 1년 뒤 105만 원이다. 기존 채권은 103만 원을 준다. 그렇다면 기존 채권을 100만 원에 살 이유가 약해진다.

기존 채권의 가격이 약 98만 952원이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 돈을 내고 1년 뒤 103만 원을 받으면 약 5%의 수익이 나기 때문이다.

오늘의 가격 = 1년 뒤 받을 돈 ÷ (1 + 시장이 요구하는 연 수익률)
1,030,000원 ÷ 1.05 ≈ 980,952원

같은 방식으로 요구 수익률을 바꾸면 다음과 같다.

같은 위험·만기에 요구되는 수익률1년 뒤 받는 금액오늘의 계산상 가격
1%1,030,000원약 1,019,802원
3%1,030,000원1,000,000원
5%1,030,000원약 980,952원

가상 채권의 단일 현금흐름 계산이다. 만기는 매 경우 정확히 1년이며 부도·세금·수수료·중간 이자는 제외했다.

1년 뒤 지급액이 103만 원으로 같을 때, 요구 수익률 3%의 오늘 가격은 100만 원이고 5%일 때 약 98만 952원이다. 세로축은 90만 원에서 시작한다.

그림: 본문의 가정과 계산으로 작성한 설명용 자료.

고정된 미래 지급액을 놓고 보면, 시장이 요구하는 수익률이 높을수록 지금 지불할 수 있는 가격은 낮아진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이 내린다”는 말의 바탕이다. 중앙은행 기준금리와 모든 채권의 요구 수익률이 항상 같은 방향과 폭으로 움직인다는 뜻은 아니다.

쿠폰과 수익률은 다른 질문에 답한다

채권에 적힌 이자율은 약정된 지급액을 정한다. 내가 얻는 수익률은 얼마에 샀는지에도 달려 있다. 액면보다 싸게 샀다면 만기에 액면을 돌려받는 과정에서 가격 차이도 생긴다. 비싸게 샀다면 반대다.

만기수익률은 현재 가격과 앞으로 예정된 지급액을 연결하는 계산이다. 부도 없이 약정이 이행된다는 등의 가정이 들어가고, 중간 쿠폰을 같은 수익률로 재투자할 수 있는지도 실제 실현 결과에 영향을 준다. 화면에 표시된 수익률을 예금 약정 이율처럼 곧바로 확정 수익이라고 읽으면 곤란하다.

만기가 긴 채권은 먼 미래의 지급액을 많이 포함한다. 다른 조건이 비슷하다면 요구 수익률 변화에 가격이 더 민감해지는 경우가 많다. 이 민감도를 살펴볼 때 쓰는 지표가 듀레이션이다. 처음에는 “얼마나 오래 기다리는 돈이며, 금리가 바뀔 때 가격이 얼마나 움직일 수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이해해도 충분하다.

만기까지 보유하면 무엇이 달라질까

개별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하고 발행자가 약속대로 갚으면, 중간 시장가격이 흔들렸어도 약정된 원리금을 받는다. 그러나 그동안 현금이 필요해 팔아야 하면 당시 시장가격이 중요해진다. 물가가 크게 오르면 돌려받은 돈의 구매력이 기대보다 낮을 수도 있다.

여기에 부도 위험이 남는다. 높은 이자를 준다는 이유만으로 안전한 채권이 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발행자의 상환 능력을 걱정하는 투자자가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했을 수 있다.

일반적인 채권형 펀드나 ETF는 채권을 계속 교체해 보유한다. 투자자 개인에게 “이 날짜에 이 원금을 돌려준다”는 약속이 있는 예금과 구조가 다르다. 만기매칭형 상품처럼 별도 종료 구조를 가진 경우도 있지만, 그 역시 상품 조건과 손실 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 채권이 들어 있다는 이름만으로 가격 변동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상환받을 통화도 확인할 부분이다. 외화 채권의 약속된 돈을 전부 받아도 생활비를 내는 통화로 바꾸는 과정에서 금액이 달라질 수 있다. 상환 능력이 높은 발행자라는 사실과 환율 위험이 없다는 말은 같지 않다. 신용, 금리, 통화는 따로 살펴야 할 조건이다.

이 강의를 읽고 금리 예측부터 시작할 필요는 없다. 내 대출이 고정인지 변동인지, 다음 조정일은 언제인지부터 찾아보자. 채권 상품을 보고 있다면 만기, 신용위험, 가격 변동, 중간에 팔아야 할 가능성을 함께 적어보자.

카페 사장은 아직 계약서에 도장을 찍지 않았다. 금리 3%와 6%의 차이를 매달 부담할 비용으로 바꿔본 뒤, 예상보다 매출이 적은 달에도 버틸 수 있는지 다시 계산하고 있다. 금리를 이해한다는 것은 그 계산을 할 수 있게 된다는 뜻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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