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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감각을 기르는 열 번의 수업 · 07 / 10

장사는 잘되는데, 통장에 돈이 없는 이유

서로 연결되는 세 재무제표를 통해 매출과 이익, 현금이 다른 이유를 확인합니다.

모퉁이빵집이 회사에 아침 식사용 빵을 납품하기 시작했다. 매출이 늘었고 장부에는 이익도 찍혔다. 그런데 급여일이 다가오자 사장은 통장 잔액을 다시 확인한다. 거래처가 대금을 다음 달에 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빵은 이미 팔렸지만 돈은 아직 들어오지 않았다. 이번 달 밀가루와 직원 급여는 먼저 지급해야 한다. “흑자인데 돈이 부족하다”는 말은 이런 장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

재무제표는 이 장면을 여러 방향에서 보여준다. 이번 강의에서는 손익계산서, 재무상태표, 현금흐름표를 중심으로 읽는다. 실제 재무보고에는 자본변동표와 회계정책·세부 내역을 설명하는 주석도 중요하다. 세 표만으로 회사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SEC 재무제표 입문 안내

손익계산서: 한 해 동안 남긴 것

손익계산서는 일정 기간의 매출과 비용, 이익을 보여준다. 우선 가상의 모퉁이빵집 장부를 단순화해보자. 아래 표는 모두 같은 회계연도를 가정하며 금액 단위는 백만 원이다. 100은 1억 원, 10은 1천만 원이다.

항목금액: 백만 원
매출100
매출원가−60
매출총이익40
판매·관리 등 영업비용−25
영업이익15
이자비용−3
법인세비용−2
순이익10

매출은 1억 원이지만 모두 사장의 돈이 아니다. 빵을 만드는 데 든 원가 등을 빼고, 영업에 필요한 비용을 빼야 한다. 영업이익은 1,500만 원, 이자와 세금까지 반영한 순이익은 1천만 원이다.

이 가상의 세금은 계산을 위한 금액이며 실제 세율을 적용한 예가 아니다. 현실의 영업이익 표시와 항목 구성도 업종과 회계 기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숫자의 이름을 외운 뒤 모든 회사에 같은 틀을 억지로 적용하지 않는 편이 좋다.

이익률은 규모가 다른 숫자를 비교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영업이익률은 영업이익을 매출로 나눈 15%다. 매출이 120으로 늘었는데 영업이익이 12로 줄었다면 영업이익률은 10%다. 더 많이 팔아도 할인이나 비용 증가 때문에 남기는 비율은 줄어들 수 있다.

재무상태표: 결산일에 남아 있는 것

손익계산서가 한 해의 기록이라면 재무상태표는 특정 날짜의 모습이다. 무엇을 보유하고 있는지, 그 자금을 어디서 마련했는지를 보여준다.

결산일의 자산금액자금의 출처금액
현금10차입금35
매출채권18매입채무15
재고12자본50
설비 장부금액60
자산 합계100부채와 자본 합계100

단위: 백만 원. 같은 가상 회사의 연말 장부다.

매출채권은 물건을 팔고 아직 받지 못한 돈이다. 매입채무는 원재료 등을 받고 아직 지급하지 않은 돈이다. 재고에는 팔기 위해 보유하는 원재료나 제품 등이 들어간다. 자본은 장부상 자산에서 부채를 뺀 몫이다.

자산 100 = 부채 50 + 자본 50

자본 50은 회사 계좌에 별도로 보관된 현금 50을 뜻하지 않는다. 자산에는 거래처에서 받을 돈과 오븐도 섞여 있다. 장부상의 자본을 전부 현금처럼 생각하면 회사의 지급 능력을 잘못 판단하게 된다.

또한 자산에 적혀 있다는 이유만으로 모두 같은 품질의 재산은 아니다. 매출채권을 제때 받을 수 있는지, 재고가 상하거나 유행에 뒤처지지는 않는지, 설비를 팔면 장부금액만큼 받을 수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이런 실마리가 주석에 들어 있다.

순이익 10이 현금 10으로 들어오지 않은 까닭

모퉁이빵집의 순이익은 10이지만, 영업활동으로 들어온 순현금은 5라고 하자. 두 수치를 연결하는 다리를 놓아보면 차이가 보인다.

순이익에서 영업현금흐름으로금액: 백만 원
순이익에서 출발10
감가상각비를 다시 더함+5
매출채권 증가−8
재고 증가−4
매입채무 증가+2
영업활동현금흐름5

기타 조정은 없고 이자·세금의 지급 및 현금흐름 분류는 이 예시에 맞게 단순화했다.

감가상각은 오븐처럼 여러 해 사용하는 자산의 비용을 기간에 나누어 반영하는 방법이다. 올해 비용에 감가상각 5가 들어 있다고 해서 올해 그 명목으로 현금 5가 새로 나간 것은 아니다. 그래서 순이익에서 영업현금을 계산할 때 더해준다. 오븐을 살 때 나간 돈은 설비투자 현금흐름에서 따로 본다.

매출채권은 8 늘었다. 장부에 매출로 반영되었지만 아직 회수되지 않은 돈이 그만큼 증가한 것이다. 재고가 4 늘어난 것도 현금을 묶는다. 반대로 매입채무가 2 늘면 그만큼 지급을 뒤로 미뤘으므로 당장의 현금에는 도움이 된다.

그렇다고 대금을 늦게 지급하는 회사가 늘 좋은 회사인 것은 아니다. 어려워서 지급을 미루는 것인지, 정상적인 거래 조건인지 구분해야 한다. 같은 현금흐름 숫자라도 이유가 다를 수 있다.

현금흐름표에서 빵집의 선택을 읽는다

영업에서 5가 들어왔다. 새 설비를 사는 데 12를 썼고, 추가 대출로 8을 마련했다. 다른 거래가 없다면 현금은 1 늘어난다.

영업에서 들어온 돈       +5
설비 구입               −12
추가 차입                +8
──────────────────────────
현금의 순증가            +1
기초 현금 9 → 기말 현금 10

단위: 백만 원. 앞의 재무상태표 현금 10과 연결된다.

이 빵집은 투자 비용의 일부를 빚으로 충당했다. 설비가 생산 능력을 늘려 향후 충분한 현금을 벌어준다면 의미 있는 투자일 수 있다. 반대로 팔리지 않는 빵을 더 만들기 위한 증설이라면 부담이 될 수 있다. 현금이 줄었다거나 차입이 늘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평가가 끝나지 않는다.

이 예시에서 연초 차입금은 27, 연말은 35다. 연초 설비 장부금액 53에 새 설비 12를 더하고 감가상각 5를 빼면 연말 60이 된다. 연초 자본 40에 순이익 10이 쌓이면 연말 자본은 50이다. 배당이나 증자, 기타 자본 변동은 없다고 가정했다. 세 표는 이렇게 서로 이어져 있다.

한 해의 숫자에서 세 해의 질문으로

처음부터 재무제표의 모든 줄을 읽으려고 하면 금방 지친다. 먼저 최근 몇 년의 매출, 영업이익, 영업현금흐름, 차입금을 같은 표에 놓아보자. 매출보다 매출채권이 계속 더 빠르게 늘어나는지, 이익은 나는데 영업현금은 여러 해 약한지 살펴본다.

성장 중인 회사는 재고와 거래처 신용 때문에 현금이 묶일 수 있다. 일시적인 현금 부족이 바로 부정을 뜻하지는 않는다. 다만 계속 반복된다면 회수 기간, 거래 조건, 부실 가능성을 더 읽어볼 이유가 된다.

비교할 때는 연결재무제표와 별도재무제표를 섞지 말자. 연결은 회사와 지배하는 종속기업을 하나의 경제적 실체처럼 보여주는 틀이고, 별도는 대상 회사 자체를 중심으로 본다. 기간, 단위, 적용 기준도 맞추어야 한다. 분기 수치를 연간 수치와 나란히 놓고 성장했다고 말하면 비교부터 어긋난다.

업종에 따라 중요한 줄도 달라진다. 빵집에는 재고가 중요하지만 소프트웨어 회사에는 다른 항목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은행의 재무상태표는 일반 제조업과 또 다르게 읽어야 한다. 처음 배운 틀은 차이를 발견하는 출발점으로 쓰고, 모든 사업을 같은 비율로 평가하려 하지는 말자.

관심 있는 회사의 사업보고서에서 매출의 출처와 큰 현금 유출 하나를 찾아보자. 숫자 옆에 “누가 돈을 주는가”, “언제 받을 수 있는가”, “다시 얼마를 써야 하는가”를 적으면 좋다. 회계 용어를 많이 아는 것보다 먼저 필요한 질문들이다.

납품 계약은 모퉁이빵집에 좋은 소식이었다. 다만 급여일을 무사히 넘기려면 빵이 팔렸다는 사실뿐 아니라 대금이 들어오는 날짜도 알아야 했다. 재무제표를 함께 읽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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